너도 세월을 비켜가지 못하는구나.
너를 보고 있으면 웬지 모르게 슬프다.
너가 가지고있던 아름다움과 화려함이
이제는 가을서리에 시든 꽃잎처럼 초라해 보이는 것은 어쩔수 없구나.
너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지.
항상 너를 향한 마음이 그대로인걸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틈새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지 못하는 동안에 나는 반란을 일으켰다.
숱한 시행착오끝에 너를 향한 시선을 나에게 돌릴 수 있었다.
너의 무관심이 나를 화나게 하였고,
나는 수많은 이별을 마음속에서 경험하여야 하였다.
너를 향한 나의 관심이 무참하게 짓밟혔다 생각할때
나의 머리속은 증오로 펄펄 끓었다.
나를 향한 나의 미움이 극도로 증폭되었을때
나는 내 자신이 싫어지기 시작하였다.
나를 너에게서 떨어지게 하기 위하여 나는 일부러
내 자신을 심하게 극한 상황으로 몰아 넣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이 흥미를 잃었을때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일까하며 고민하였다.
나는 자신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우리의 젊음을 앗아갔을때
나는 나에게로 돌아 올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상념에 잠겼다.
너를 위해서 아까운것이 없을때가 있었다.
목숨까지 바친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한때는 나의 가장 귀중한 것도 아끼고 싶은 맘이 없었다.
너는 멀리 떨어져서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예전처럼 돌아가지는 못 할것 같다.
내가 기대하는 너의 마음과 내가 생각하는 나의 마음이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나는 숱하게 자존심이 상하였다.
난 슬픈 경험을 나 스스로 하였다.
이게 사는것이구나하는 마음도 들었다.
세상일이란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젊었을때 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도 뭔가 변화를 구하고자하는 자그마한 희망도 있었다.
이제는 모든 것을 시간이 앗아가 버렸다.
아마 이걸 부치지 못 할지도 모른다.
아니 부칠 필요성이 없을지도 모른다.
밖은 공기가 차다.
마음이 차가워지지만 머리는 맑아지고 있다.
이런 행위 자체가 너를 안고 가는것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내려 놓을때가 있을것이다.
비우는 그 순간 나는 아마 많은것을 잃어버린것 처럼 상실감에
거리를 헤매이고 있을지 모를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내 갈길을 가야하겠다.
내가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것 마저도 축복이라고 생각하며
지나간 세월을 감사하며 살고 싶다.
너와의 만남은 인생의 축복이었다.
2007.11.29